달리기

두번째 시애틀 마라톤

camasrunner 2012. 11. 27. 09:44

시애틀 마라톤을 다녀왔다.

작년에 이은 두번째 시애틀 마라톤, 그리고 나의 여덟번째 마라톤이다.

개인 기록이나 코스 기록도 달성을 하지는 못했지만 여덟번의 마라톤중 제일 기분 좋게 뛴 마라톤으로 기억될것 같다.

날씨도 좋았고 컨디션도 가기전보다 좋아서 사실 기록 달성을 하지 못한것이 조금 아쉽긴하다.

 

토요일 오후 2시쯤 같이 달리기를 하시는 장로님과 시애틀을 향해서 출발.

다섯시 조금전에 시애틀 센터옆에 있는 숙소 Hampton Inn & Suite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했다.

파킹료를 15불을 내야하는데 조금 아깝다.

체크인을 하고 마라톤 expo에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차로 한인 타운에 가서 식사를 하려고 계획했었는데

막상 파킹장에 가보니 자리가 하나 밖에 남지를 않아서 그냥 가까운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먼저 세 블럭쯤 떨어진 시애틀 센터 - 유명한 Seattle Space Needle 이 있는 - 까지 걸어가서 모노레일을 타고 다운타운까지 들어간다.

한 사람이 왕복 4불50전인데 밤만 아니면 걸어 갈수도 있는 거린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토요일 저녁인데 모노레일을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플랫포옴이 꽉 차있다.  사인을 보니 모노레일에 정원이 425명이라고 하는데

대충 300명 정도가 같은 모노레일을 타고 몇 분 걸리지 않아서 놀스트롬앞에 정류장에 도착했다.

거기서 엑스포가 열리는 웨스틴 호텔까지는 한 블럭.

호텔에 들어가서 마라톤 사인을 한장 찍고 4층으로 올라가서 배번을 받고 또 Goody Bag을 받은 후 한 바뀌를 돌면서

뭐가 새로운것이 없는지 살펴본다.  샘플로 주는 파워바와 웨하스 같은것들 맛도 좀 봐주고.

장로님은 40불을 주고 form roller를 하나 사셨다.

달리기 하는사람들은 주로 다리 운동만 하지 상체 운동을 하지 않고 스트레칭도 하지 않아서 어깨나 등 근육이 많이 경직되는데

롤러를 사용하면 많이 도움이 될것 같다.

 

엑스포에서 나와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시애틀 센터로 돌아와서 한 다섯 블락정도를 걸어서 신라라고 하는 한국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했다.

작년에 마라톤 끝나고 혼자 점심을 해결했던 곳인데, 맛은 별로 지만 차가 없으니 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칼국수나 면 종류의 음식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싶은데 탕종류나 비빔밥 말고 별 메뉴가 없다.

나는 떡만두국을 장로님은 돌솥 비빔밥을 주문해서 저녁을 해결하고 오는길에 호텔옆에 마켓에 들려서 후식으로 먹을 사과를 사서 방으로 돌아왔다.

 

이제 마라톤에 입을 옷에 배번을 달고, 신발에 타이밍 칩을 달고 아침에 바쁘지 않도록 준비를 한다.

마라톤을 7번을 해서 그런지 이제는 그런일들이 자연스럽다.

 

아침 6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10시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7시30분 출발 시간에 맞추어 호텔을 나섰다.

출발점까지는 딱 두 블럭... 호텔을 이곳에 잡기를 참 잘한것 같다.

출발점에 도착했는데 왠일로 녹색 배번을 단 하프 마라톤 주자들만 보인다.

우리 풀 마라톤은 배번이 파란색인데... 사람들 한테 물어 보니 풀 마라톤은 출발 시간이 8시15분이라네...헉

미리 스케쥴을 봤어야 하는데 작년에 한 번 뛰었다고 시간을 확인 하지 않은게 실수였다.

다행히 호텔이 가까우니 다시 돌아가서 한 40분을 앉아서 기다리다가 화장실을 마지막으로 가고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비가 오는 날씨가 아니고 안개가 끼어있어서 나중에 날씨가 좋을것 같은데 조금 쌀쌀하다.

긴팔에 반바지를 입어도 될 날씨지만 안에 타이즈를 신은것도 나쁘진 않은것 같다.

 

출발점에서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한 5분을 기다리니 국가를 부르고 바로 8시15분에 마라톤 시작.

비가 오고 바람불고 추웠던 작년 마라톤과는 많이 다르다.

5가를 쭉 뛰어 가는데 작년에 느끼지 못했던 잔잔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정말 작년엔 어떻게 뛰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춥고 비로 젖었던 기억만 나니... 참....

또 다운타운을 벗어나서 동쪽으로 가는 90번 프리웨이 익스프레스 레인으로 들어가는 곳도 오르막이다.

같이 뛰는 장로님께 20마일 전까지는 거의 경사가 없다고 했었는데 거짓말한것 같아서 미안한 생각도 들고.

장로님은 벌써 앞으로 가셔서 보이질 않는다... 원래 앞에서 조금 빨리 뛰시는 편이라 쫓아 가면 오버페이스가 될것 같아서

먼저 가시라고 했다.

터널을 하나 지나고 레이크위로 지나가는 floating bridge를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데 저쪽에서 벌써 선두 그룹과 3시간 5분, 10분...

페이스 그룹이 돌아오고 있다.   조금 가니 누가 이름을 부르는데 김주영 선배가 무서운 속도로 3시간 25분 그룹과 함께 뛰고 있다.

아마 오늘 맘 잡고 뛰어서 보스톤을 가려다 보다...

이젠 두번째 터널로 들어가서 돌아오는데 조금 가다가 장로님을 만났다.

같이 뛰면서 상태를 여쭈어보니 괜찮으시다고 한다.   몇번 마라톤뛰시면서 고생을 하셔서 이번에 만반의 준비를 해 오신듯.

애드빌도 미리 드시고 테이핑, 파스까지 잘 준비를 하시고 뛰시니 오늘을 덜 고통스러우시면 좋겠다.

이제 프리웨이 에서 벗어나서 Lake shore로 접어 든다.

아직도 안개가 거치지를 않아서 경치는 보이지를 않는다.

이 페이스로 가면 하프를 2시간안에 지나갈것 같다.

작년에는 길에 젖은 낙옆이 많아서 조금 미끄러웠는데 이번에는 거리가 깨끗해서 뛰기가 훨씬 좋다.

13.1 마일을 지나는데 시간이 두시간이 채 되지를 않는다.

조금 있으니 4시간 페이스그룹이 오길래 같은 속도로 뛰어본다.  한참을 같은 속도로 뛰는데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이렇게 계속 뛸 수 있을까? 나중에 언덕을 올라갈때 걷는다 해도 개인기록은 아니라도 코스 기록은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처음에 시작하면서 부터 약간 소변기를 느끼고 있었지만 참았는데 16마일이 지나면서 해결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마침 화장실에서 사람이 나오면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길래  아쉽지만 페이스그룹을 앞으로 보내고 거기로 들어갔다.

들어가서는 잘 들어왔다는 생각과 함께 기록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일단 2분 정도는 까먹고 가야 하니까... 얼마전 어느 선배가 10키로 대회를 뛰면서 화장실을 갔었다고 아쉬워하던 페이스북 글이 생각난다.

그래도 해결을 하길 잘했다.

화장실에서 나와서 조금 가니 눈에 익은 분 같아서 보니 시애틀교회에 다니시는 집사님이시다.

반가히 인사를 하고 같이 얼마정도를 같이 뛰어갔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달리기 이야기를 하면서 뛰는데 19마일 쯤에 화장실을 가신다고 먼저 가라고 하신다.

19마일이 지나니 언덕이 나오기 시작한다.  아니 20마일 부터 아니었나?

우선 언덕을 하나 올라가니 그 다음에는 평지가 나오고 20마일이 지난 다음에 좌회전을 하는데 거기서 보이는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끝이 안보이게 경사가 계속되는데 일단은 힘을 저축해야 하니 걸어올라가다 조금 뛰다 한다.

아이고 아이고 왜이리 언덕이 긴지.... 결국 언덕을 다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도니 이젠 살짝 내리막이 나오는데 너무 반가워서 다시 뛰기시작.

작년에는 여기 전에서 부터 힘도 빠지고 다리도 아파서 고전을 했는데 오늘은 작년보다 조금 쉬운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공원을 지나고 약 23마일 지점을 지나는데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파워젤을 코스에서 나누어주는것을 두개를 먹었지만 그건 허기를 채워주지 못한다.

억지로 억지로 뛰어가는데 저쪽에 크리스피 크림 도너츠 박스를 들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도너츠 반쪽을 집어서 입에 넣었는데 그렇게 맛이 있을수 없다.

정말 힘이 나는 느낌이 드는듯... 조금 더 가니 작은 컵에 프렛즐 과자를 넣어서 주는데 그것도 너무 고맙게 받아서 먹는다...

자주 먹지도 않는 프렛즐이 얼마나 달콤하고 맛있는지...

이제는 2 마일이 남았다.

조금 더 가니 이번엔 아예 프렛즐을 한 움큼 집어 갈수 있도록 한다.

이제 허기는 좀 없어졌는데 다리에서 쥐가 살살 신호를 보내기 시작...

사실 오늘은 쥐가 상당히 늦게 오는것 같다. 아예 안올것 같기도 했는데 신호를 보내니 살살 달래주는 수밖에...

조금씩 뛰다가 걷다가 하는데 5번 프리웨이를 지나 오면서 아무래도 바늘도 찔러 주어야 할것 같아서 핀을 뽑아서 양쪽을 찔렀다.

그 덕분인지 쥐가 더 이상 오지는 않고 1마일을 남기고 부턴 다시 힘이 나기 시작한다.

기록은 어차피 포기했고 끝가지 뛰어서 완주하자는 마음으로 뛰는데 마지막 언덕이 나와서 어쩔수 없이 한 20미터를 또 걸었다.

그리고는 마라톤이 마치는 경기장까지는 아무 일이 없었던것 처럼 열심히 뛰어서 나의 8번째 마라톤을 마친다.

 

4시간 15분 23초...

 

물병을 하나 따서 마시고 recovery area로 들어가니 쵸코렛 우유를 주는데 큰 병을 하나를 다 꿀꺽꿀꺽 마셨다.

바나나를 하나 집고 작은 베이클을 집어서 먹으면서 호텔로 빨리 간다.

1시까지 late check out을 이야기는 했는데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나라도 빨리 가서 준비를 해야 하니까...

호텔이 가까이 있는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작년에 멀지는 않았지만 택시를 타야 했었는데.

호텔에 가서 샤워를 마치고 짐을 다 싸고 있는데 장로님이 돌아오셨다.

올해는 아프시지는 않았는데 힘이 좀 없으셨다고 한다.  다행히 아무 부상없이 완주를 하셨다.  장로님은 다섯번째 완주.

 

호텔에서 채크인을 하고 선배가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페더럴웨이로 가서 같이 일식부페로 해결을 하고 가볍게

두시간 반을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졸지 않고 운전을 하는것을 보니 온 힘을 다해 뛰지는 않은것 같다.

 

내년엔 조금 쉬운 코스에서 다시 sub 4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날씨도 좋고 컨디션도 좋고 오랜만에 그렇게 힘들지 않게 완주를 해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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