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훈아 잘 쉬거라.

camasrunner 2008. 11. 23. 15:49

지난 일주일은 어느때 보다도 힘들었다.  

뜻하지 않게 생긴 사고로 같은 교회 다니시는 신집사님의 큰 아들 정훈이가 교통사고로 숨졌는데, 모든 장례절차를 교회에서 맡아서 하기로 했기때문이다.  좋은 일이라면 펄펄 뛰면서라도 할텐데, 몸이 힘든것이 아니고 정말 머리속이 마음이 정리가 되질 않는다.  

지난 토요일 밤 11시 45분 캘리포니아 내파쪽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4명의 학생(3명의 한인학생과 1명의 일본학생)이 농구게임을 마치고 간단하게 먹을것을 산다고 차를 타고 나가다가 과속을 하는 바람에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트럭과 충돌을 해서 4명 모두가 현장에서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중에 하나가 정훈이.  내가 이곳 북서부로 와서 교회를 다니면서 알게됬으니 벌써 12년이나 된것 같다.  그의 아버지 신집사님은 형님같은 분이다.   지금은 회전초밥집을 운영하시는데 요즘 경기가 나빠서 힘들어 하고 계시다.   교정치과의사가 되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주말에는 교회에 가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착하게 살던 정훈이에게 이런일이 벌어 지다니.

아무리 교회에서 좋은 말로 위로를 하고, 나중에 부활의 소망을 이야기해도 그 부모들에게 무슨 위로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요일저녁에는 추모예배가 오늘 오후 2시에는 장례식이 있었다.

그 어는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고, 좀 춥기는 했지만 비도 오지않고 장례식을 잘 마쳤다.

부모님이 사고 소식을 듣고 내려갔을때는 아들을 보여주지도 않았다는데, 오늘 누워있는 정훈이는 잘 정돈이 되있는 모습이었다.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하고, 그저 편하게 자고 있는 그런모습.   와이프는 묻혀지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추울까하는 걱정을 하면서 마음 아파한다.  

이제는 정말 세상의 살아갈 걱정이나 슬픔이나 그런거 없이 편하게 쉬길 바란다.

부모님 마음이 많이 아프실꺼야.   관을 덮기전에 한번만 더 보자고 오열하시던 엄마.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지겠지.   편하게 쉬거라 정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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