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현우가 고등학교 졸업을 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가 25년이 조금 넘었는데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한국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졸업식을 하지만
미국은 유치원 졸업식 이후에 처음으로 하는 졸업식이다.
공립고등학교의 졸업식은 처음 참석인데 듣기로는 한 세시간쯤 걸린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가면서 나와서 졸업증을 받기때문이다.
내가 여기서 대학교 졸업식을 할때도 그랬는데 꽤 오래걸렸던 기억이 난다.
현우가 졸업하는 학교는 Camas High School인데 학교에 운동장도 있고
체육관도 있지만 관중석 공사를 하는 관계로
졸업식을 다른 학군에 있는 Evergreen 고등학교의 운동장을 빌려서 한다.
졸업식은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이 됬다.
우등상을 받는 아이들이 나와서 소감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교장 선생님이 졸업하는 아이들의 성과를 소개도 하고
졸업생이 삼백이십몇명 되는데 그중에 120명이 주에서 top 10%안에 들었다고 한다.
졸업생들이 뽑은 올해의 선생님도 나와서 한 말씀, 그리고 올해 은퇴를 하는
학교 직원들도 소개가 된다.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을때 마다 동료 선생님들이
또 기립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졸업반의 학생회 임원들이 여자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순서가 거칠지 않고
감성적이라고나 할까...
군대나 사관학교 가는 아이들도 열 몇명인가 되는데 그 아이들도 소개해준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차례데로 한 명씩 나와서 자기 졸업증을 받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과 학군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 생각보다 짧게 걸려서 모든 순서가
두시간 10분만인가 끝났다. 그리고는 졸업모의 리본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는 순서로
졸업식이 끝난다.
졸업식 후에는 졸업생들이 어디론가로 같이 가서 새벽 4시까지 파티를 한다고 하는데
장소도 공개가 되지 않았다. 학교 버스로 가는줄 알았더니 집으로 돌아오려고 파킹장을 나서는데
SUV를 개조한 리무진들이 들어온다. 어떤 부모가 저런 리무진을 타고 졸업식을 오나 하고
집에 왔는데 학교에서 이메일이 와 있다. 자기 학교 운동장을 두고 남의 학교에 가서 졸업식을 한
학생들을 위로 하기 위해 특별히 리무진을 빌렸다고... 그 대신 파티때 상품은 조금 싼걸로 준비가 됬고
운영진이 잘 살림을 해서 돈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내년에 졸업하는 아이들은
다시 학교 버스를 타게 될거라고.
우등으로 졸업을 하면서도 미리 신청을 하지 않아서 순서지에 이름도 오르지 않았고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가면서도 학교에 소개를 하지 않아서 장학생 리스트에도 안올랐지만
그래도 지난 12년 동안 학교 생활을 잘 마치고 졸업하는 우리 아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니다.
그리고 고맙다. 이제는 우리의 품을 벗어나 한 독립된 인간으로 살아가야 겠지.
부모의 마음이야 같다고 언제나 아이같이 느껴지겠지만 혼자서 세상과 싸우면서
열심히 힘있게 살아가길 바란다.
오늘은 주변에 친구들과 교인들을 초대해서 졸업기념 저녁을 했다.
와이프가 몇일동안 준비를 했고 몇 분들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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