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포트랜드 마라톤

camasrunner 2008. 10. 6. 13:29

 

 

 

드디어 오늘이다.

잠을 푹자야 한다고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주영이 형이 두번을 이야기했다.

11시쯤 잠이 들었는데 새벽 1시반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잠이 깬다.

5시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핫케이크과 시리얼을 먹고 샤워를 하고 하나하나 필요한 것들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원래 5시반쯤에는 나갈 계획이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시간이 5시 50분이나 되어 버렸다.

전철을 타고 가기로 해서 게이트웨이로 가서 파킹을 하고 전철표를 사고 있는데 카드가 잘 안되서 캐쉬로 바꾸고 하는 사이에 전철이 하나 가버렸다.   다음 전철을 15분이나 있어야 오는데 어쩔수가 없다.

전철을 타고 다운타운에 내리니 6시 47분인가 그렇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우왕좌왕하다가 사람들이 몰려가는곳으로 쫓아 갔다.   한 5분을 줄을 서서 화장실을 보는 사이에 7시가 되서 완주예상별로 그룹이 출발을 한다.   화장실을 보고 나와서 줄을 서니 대충 5시간대 그룹이 출발을 하는데 같이 끼어서 출발을 했다.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걷다 뛰다 하면서 시작을 했다.   해가 뜨기 전이라서 아직 날씨가 쌀쌀한데 재킷을 입고 오길 잘 한것 같다.   가방을 보관소에 맡기지 않을려고 옷장을 뒤져서 중간에 버려도 되는 오래된 프리스재킷을 입고 나왔다.  차이나타운을 지나면서 웜업이 된것 같아서 옷을 벗어서 길 옆으로 던졌다.   아마 홈리스피플이 입던지 하겠지.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Front Ave.로 올라가서 7마일쯤 갔을때 옆에서 누가 툭 쳐서 쳐다보니 시애틀에서 오신 김장로님 이시다.   나보다 먼저 출발 했구나.   빨리 뛰신다고 하니까 조금있으면 쳐지실 거란다.   8마일쯤 갔을때 부터 몇 방울씩 떨어지던것이 비로 바뀐다.   아니 오늘은 비가 안온다고 했는데.   조금 오다가 말겠지 하고 계속 뛴다.   11.5마일에서 주영이 형을 만났다.   그때 나는 1시간 53분이었고 형은 1시간 55분이란다.   30번 이상을 뛴 베테랑이라서 그런지 카메라도 가지고 뛰는 여유가 있다.   비가 와서 카메라가 젖는다고 걱정을 한다.   12마일쯤에 있는 허광 선생님의 가게를 지나서 세인트헬렌 길로 들어서니까 옛날에 근처에서 회사다닐때 빌과 같이 점심때 뛰던 생각이 난다.   이제는 비가 꽤 와서 땅에 물이 고인곳이 많고 신발이 젓어서 무거워 지는 느낌이다.   16마일 지점  드디어 마의 St. Johns 다리로 올라가는 경사가 나온다.   아무리 올라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주영이형은 연습을 많이 했나보라고 잘 뛴다고 하면서 격려를 해준다.   다 올라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다리를 들어서니 중간까지 또 오르막이다.  우...   다리를 지나서 18마일 지점이 되기전에 형한테 먼저 앞서라고 했다.   이젠 좀 천천히 달리면서 몸을 추스려야 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20마일을 지나면서 부터 왼쪽 무릎위하고 오른쪽 종아리 쪽에서 쥐가 나려고 한다.   음료수를 받아 마시면서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   이제 6마일이 남았는데 시간을 보니 4시간 안에 들어가기는 영 그른것 같다.   13마일까지 5분 뒤지고 있었는데 이젠 거의 10분이상이 벌어졌다.   이젠 30%는 걷고 70%를 뛰는 작전으로 가야할것 같다.   Gummy Bear를 한컵 받아서 씹어도 보고 - 여태 그렇게 맛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려고 섰는데 세상이 빙빙도는 느낌이 드는데 현기증은 아니것이 아마 이게 Hit the wall이나 runners high라는 느낌이 아닌가 싶다.   계속 걷고 뛰기를 반복하고 물을 받아먹고 하다보니 23마일을 지났고, 브로드웨이 다리고 보이는데 아니 지도에 나오지도 않던 오르막이 또 나온다.   이젠 오른쪽 둘째 발가락이 좀 아프기 시작하다.   다리를 건너서 다시 다운타운으로 들어오니 25마일 이젠 1.2마일만 더 가면 된다 생각하니 새로운 힘이 난다.   사실 힘은 남았는데 다리에 쥐가 자꾸 나니 전력을 다해 뛸수가 없다.   그래도 마지막 반마일은 누가 아는사람이 보고 있을까봐 열심히 뛰었다.  Finish line을 지나서 들어가니 메달을 걸어주고 Space branket을 덮어준다.   쿠키를 하나 집어서 먹고 쵸코렛우유를 한병 먹었다.   Finisher 티셔츠를 받은다음에 수민이 생각이 나서 쵸코렛우유를 하나 더 집어 가지고 사진을 한장 찍고 전철을 타고 돌아왔다.

이로서 나의 첫 마라톤은 끝이 났다.   원했던 sub4는 못했지만 처음 마라톤치고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기록 4시간 27분 45초로 들어왔다.   2년전까지 꿈도 꾸지 못하던 마라톤 완주를 했다.   다음에는 더 좋은 경주를 하도록 준비를 잘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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