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부상과 회복
사람에게 언제나 시련은 오는것 같다.
어떤때는 예고되기도 하고 어떤때는 갑자기 찾아온다.
글쎄 이걸 시련이라고 한다면 웃을 사람도 있을수 있는데...
나에게 이번에 당한 발목 부상은 갑자기 다가온 시련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발목은
나에게 계속 경고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난 그걸 무시한 결과일 수도 있다.
마라톤 경기를 4주일 남겨 놓고서 걸을수 없이 아픈 발목 부상은 나를 정신적으로도 힘들게 만들었다.
3월25일 유진마라톤을 준비하는 캘리포니아에서 올라온 친구와 20마일 훈련을 기분 좋게 마쳤고
4월1일은 또 다른 20마일 전에 약간의 휴식겸 해서 8마일을 뛰는 날이었는데
7마일까지 기분 좋게 아무 이상없이 뛰었는데 갑자기 7마일 후에 오른쪽 발목에 강한 압박과
찢어지는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그때부터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걸어서 시작점까지 돌아와서
같이 달리기를 한 분과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쩔뚝쩔뚝 오른발을 제대로 디딜수가 없었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낮잠을 좀 자고 일어났는데 오른발을 거의 쓸수가 없게 되었다.
월요일 아침 회사에 연락을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의사를 만나고 집에서 일하겠다고 하곤
바로 의사와 약속을 잡았다. X-Ray를 찍어도 별 다른 이상은 나오지 않고 의사는
스트레스성 골절일수가 있으니 몇 일 있어도 나아지지 않으면 MRI를 찍자고 한다.
컴퓨터만 있으면 얼마든 집에서 일을 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월말 기말 결산을 하는 기간에는 피하는데
이번엔 딱 기말에 이렇게 되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화요일엔 아침에 지팡이를 집고 출근을 했다. 출근 하는 도중에 뒤차의 부주의로 차를 박히는 사고도 당하면서...
그 후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긴 했는데 불편함 없이 걷게 되는데는 거의 두 주일 이상이 걸렸다.
혼자서 뜸도 뜨고 피도 좀 뽑기도 하면서 위험하지 않은 한계에서 self maintenance를 좀 해 보았다.
생각하기에 원인은 그동안 누적된 피로로 인해 발목주변의 신경이 놀랐다거나 염증같은게 생겨서인것 같은데
뜸을 떠서 신경을 안정시켜준것이 도움이 많이 된것 같다.
지난 일요일은 삼주만에 처음으로 달리기를 했다.
정말 뛸 수 있을지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제 두 주 남을 마라톤을 갈 것인지 아니면 포기를 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에 반 마일이라도 뛰다가 다시 이상이 생기면 돌아오리라는 마음으로 나간것이다.
8마일을 뛰었는데, 물론 평소보다 엄청 느린 속도로 뛰었지만, 별 통증도 없고 견딜만 하다.
지금 현재로서는 그정도 속도로만 뛴다면 마라톤 완주는 가능할것 같다.
부상전까지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몸도 아주 좋은 상태였는데... 그래서 코스도 힘들지 않다고 하니
내 개인 기록을 갱신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목표가 완주로 바뀌어 버렸다.
하지만 5년 달리기하면서 처음 찾아온 시련(?) 이었지만 이것을 계기로 더 몸관리에 신경쓰고
몸에서 하는 이야기를 더 잘들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오른쪽 엄지 발가락의 반은 검게 죽어있고, 발목에는 뜸 자리로 구멍이 많이 생겼지만
달리기는 나에게 차와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건강을 위해서 트레일로 나갈 것이다.